안녕하세요, 저는 2016년도 2학기에 7+1 리옹 어학연수를 다녀온 불어불문학과 오한비입니다. 저는 동기들 중 가장 먼저 리옹을 다녀오게 되었는데, 제 글이 리옹을 가실 동기분들, 그리고 후배분들께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선배분들께서 이미 좋은 글들을 많이 올려주셔서 무엇에 관해 쓰면 좋을지 생각을 하다가 동기들이 제게 주로 묻는 것들에 관하여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보시기 쉽게 항목별로 나열해서 쓰겠습니다.

1. 반 배치고사

제가 갔던 학기에는 1반부터 24반까지 있었습니다. A1부터 C2+까지 각 수준 별 3~5개의 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B1+이상의 반에 속하게 되면 3학점을 추가로 하여 12학점을 인정받게 됩니다. 혹시나 정규학기 때 B1+에 속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최소 B1반에 속하게 되면 마지막 한달 속성학기 때 B1+반이 되므로 이런 경우에도 추가학점을 인정 받으실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속성학기는 정규학기보다 높은 반으로 배정이 됩니다)

반 배치고사로는 쓰기와 말하기 시험을 보는데, 쓰기는 A2부터 B2까지의 문제를 하나씩 주고 서술하는 것이고, 말하기는 시험관과 1:1로 구두 면접을 봅니다. B1+ 이상의 반에 속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실 것 같습니다. B1를 취득해야만 B1+에 들어갈 수 있다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저는 델프를 본 적도 없고 불어공부라고는 교불초 교불중이 끝이었는데도 B1+에 배정되었습니다. 그냥 최대한 자신감 있게 많은 말을 하시면 원하시는 반에 들어가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2. 수업

반 배정이 되고 2주 동안 반이동이 이루어집니다. 선생님이 임의로 조정하시거나 본인이 오피스에 가서 난이도를 바꾸고 싶다고 말을 하면 바꾸어 주기도 합니다. 단 이 경우 쉽게 바꾸어 주지는 않는 것 같고 너무 쉽거나 너무 어려운 경우에만 가능한 것 같습니다.

저도 수업 첫 주는 선생님 말씀을 거의 이해하지 못해 반을 이동해야 하나 싶었는데 1~2주 정도 지나니 매우 괜찮아 졌습니다. 아무래도 불어가 익숙치 않아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처음에 어렵다고 느껴지시더라도 2주 정도는 지내보시고 오피스에 가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3. 기숙사

저는 UCLY와 연계 되어있는 기숙사인 St. Bernard에서 거주하였습니다. 학교에 기숙사 신청을 하면 두 개의 기숙사 중에 하나에 자동으로 배정 받게 되는데 제 생각엔 대부분 St. Bernard로 배정이 되는 것 같습니다. 기숙사의 시설은 나쁘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공용 화장실에 대해 걱정해 하실 것 같은데, 제가 거주하는 동안 화장실을 남녀 분리시켜 이제는 괜찮습니다. 화장실 안에는 샤워실이 있고, 샤워실은 화장실처럼 칸막이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생각보다 기숙사 사람들이 샤워실을 잘 사용하지 않아(저도 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불편함 없이 샤워실을 이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어떤 분들은 기숙사와 홈스테이, 그리고 일반 주택대여(?) 중에 고민을 하실텐데, 저는 개인적으로 기숙사가 제일 낫다고 생각합니다. 리옹은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이상으로 위험합니다. 실제로 제가 아는 언니는 주택에서 혼자 사는데 잠자는 중에 창문으로 도둑이 들어 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 홈스테이는 워낙 복불복이 심해 차라리 안전하고 혼자 생활하기 편한 기숙사를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4. 프랑스 친구 사귀기

리옹에서의 수업은 어학원 수업이므로 프랑스인 학생과의 교류는 거의 없습니다. 어학원에서는 외국인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는데 저는 그 중에 UCLY 대학 프랑스인 친구를 1:1로 결연 시켜주는 프로그램을 추천해 드립니다. 저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프랑스인 친구를 사귀게 되었는데, 그 친구가 공부도 많이 도와주고 은행 가서 계좌 만드는 것도 도와주는 등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친구와는 귀국한 지금까지도 자주 연락을 할 만큼 좋은 인연이 되었고, 여러분들 또한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5. 치안

위에서도 말씀드렸다 싶이 리옹의 치안은 좋지 않습니다. 저 또한 한국에서 겁없이 새벽에도 혼자 잘 돌아다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가 지기 시작하면 무서웠던 기억이 납니다. 리옹의 모든 곳이 위험하지는 않고 가장 주의를 요해야 할 곳은 Guillotiere역과 Part-Dieu역 입니다. 두 곳 모두 소매치기가 빈번하고 특히 Guillotiere는 낮에도 피해야 할 정도로 치안이 안좋습니다. 실제로 몇 년 전만 해도 동양인 여자가 Guillotiere에서 성폭행 및 폭행을 당한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제 친구도 저녁 7시쯤 Guillotiere 근처를 걷다가 남자들이 끌고 가서 간신히 빠져나온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리옹의 몇몇곳은 정말 우리의 생각 보다 훨씬 위험합니다. 늦은 시간에는 되도록이면 외출을 삼가시고 웬만하면 큰 길로 다니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또 생각보다 리옹의 인종차별은 심합니다. 대다수의 프랑스인이 상냥하지만 길에서 인종차별을 하는 말들을 적잖이 들을 수 있습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하루 종일 우울해 지는데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시고 최대한 무시하시면 됩니다.

 

 

6. 리옹에서 꼭 가야 할 곳

1) Parc de la Tete d’Or

리옹에서 가장 큰 공원입니다. 사슴도 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날이 좋은 날 친구들과 한번 가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2) Jeannine & Suzane

매우 맛있는 디저트들을 파는 카페입니다. 자리도 넓고 커피 종류도 많습니다. 레몬 타르트와 헤이즐넛 타르트가 맛있습니다.

3) Stamtich

낮에는 카페, 저녁에는 피자를 파는 식당입니다. 리옹에 가셨으면 이곳의 바나나초콜릿 타르트는 꼭 드셔야 합니다 ㅠㅠ 저녁에 파는 피자와 하우스 와인도 매우 맛있습니다.

4) Piece of cake

Guillotiere 근처의 케이크 판매점입니다. 특이하게도 토요일에만 영업을 합니다. 다른 것 다 맛있지만 말차케이크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곳입니다. 꼭꼭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5) Le Bouchon des filles

리옹의 전통식을 파는 가게인 Bouchon 중 가장 유명한 곳입니다. 전화로 미리 예약을 해야 합니다. 가격대가 조금 있지만 그만큼 맛있고 정말 프랑스 가정식을 드시고 싶으시다면 한번쯤 가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6) Patisserie-chocolaterie Bouillet

리옹에서 제일 맛있는 초콜렛과 마카롱을 파는 곳입니다. 현지인들이 매우 좋아합니다. 특히 옆에 마카롱이 붙어있는 초콜릿 케이크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으니 꼭 드셔야 합니다.

7) 리옹 빛 축제

2학기 리옹 어학연수를 추천해드리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겨울에 일주일간 열리는 빛 축제인데 리옹의 곳곳에 빛을 이용한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매우 아름답습니다. 이 것을 보기 위해 유럽의 각지에서 관광객들이 오기도 합니다. 언젠가 다시 한번 보러 가고 싶을 정도로 매우 아름다운 축제였습니다.

 

 

리옹에서의 한 학기는 정말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혼자 가게 되어 모든 것을 혼자 준비하고 혼자 생활해야 했습니다. 당시에는 힘들고 외로운 시간들이 많았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니 제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리옹에서의 생활은 불어실력 향상 뿐 아니라 가치관도 변화하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준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혹시나 리옹 어학연수를 고민하시는 학우분들께서는 꼭 가셔서 좋은 경험 하시고 오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