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리옹에서 지난 상반기 어학연수를 마친 04학번 이혜윤입니다. 사정상 늦게 올리게 된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하며 리옹에서의 생활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프랑스에 도착해서 수업 전까지> 
저는 이영훈 교수님, 그리고 3명의 학생들과 함께 에어프랑스 파리 직항편을 타고 리옹에 도착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수화물 제한무게(30kg정도)를 초과하여 십 수 만원의 추가비용을 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1kg당 추가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으므로 이 점 주의하셔야 할 것입니다. 직항편을 이용하면 인천에서 파리로, 그리고 파리에서 리옹으로 비행기를 두 번 타게 됩니다. 파리에서 리옹으로 가는 국내선은 한국-파리 항공편 시간표와 연동이 되어 시간이 많이 뜨지 않게 되고, 공짜이며, 인천공항에서 짐을 부치면 리옹공항에서 받을 수 있으므로 큰 짐을 오래 지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편한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한가지 단점이 있다면 가격이 경유편에 비해 비싸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경유편을 이용하면 파리에서 리옹까지 이민가방 등 큰 짐을 끌고 TGV를 타야 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낯선 곳에서 너무나 큰 모험을 하게 될까 두려워 직항편을 이용하였는데요, 그 때의 짐의 무게 등을 생각하면 옳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리옹에 도착하여 차를 타고 기숙사까지 오는 길에 본 리옹은 ‘빛의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화려한 야경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매년 12월 8일에 리옹에서는 ‘빛의 축제’가 벌어진다고 하는데, 그 때 설치해 놓은 관람차 등의 조명이 장관이었습니다. 하반기 연수를 가게 되실 분들은 ‘빛의 축제’를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약 열흘 정도의 적응기간을 보낸 후에 학교수업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 열흘 동안, 반 배정 시험도 치르고, 은행 계좌도 만들게 됩니다. 저희는 기숙사에서 한국인들을 도와주시는 한국교포분의 도움으로 쉽게 계좌를 열 수 있었습니다. 이 계좌는 한국으로 돌아가기 약 한 달 전에 닫아주어야 합니다. 

<학교 생활> 
수업은 월요일, 화요일, 목요일, 금요일의 정규수업 각 4시간과 수요일 인텐시브수업 4시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일주일에 총 20시간입니다. 수업 시간은 배정받는 반에 따라 다양하며, 오전 8시 반에 시작하는 수업부터 오전 9시, 늦게는 오후 1시에 시작하는 수업도 있습니다. 
제가 속했던 정규반은 비교적 여러 나라의 학생들이 고루 섞여 있었습니다. 저를 포함하여 한국학생 2명 외에, 콜롬비아, 일본, 폴란드, 대만, 중국, 케냐, 베트남, 이란, 베네수엘라 등의 나라에서 모인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학기 초의 어색함은 친구들을 기숙사에 초대하여 한국음식을 대접하는 등의 방법으로 없앨 수 있었습니다. 
4월과 6월에 시험이 있으며, 저희 반은 듣기, 독해, 쓰기 이렇게 세 가지 시험을 치뤘습니다. 시험을 보는 과목 역시 반에 따라 다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험은 보통 델프 형식의 문제들이 주어지면 이를 풀게 됩니다. 우리 학생들이 속해 있던 반들은 델프 시험을 어느 정도 준비해 주기 때문에, 실전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시험의 감과 분위기를 익히는데 유용했습니다. 
시험 외에 모든 반에서는 개인발표를 하게 됩니다. 주제는 자기나라 소개가 주를 이루는 데, 반에 따라 다양한 주제를 발표합니다. 함께 연수한 친구들을 보면 ‘한국의 영화’, ‘한국의 음식’, ‘한복’, ‘한국의 놀이’ 등의 주제로 발표를 하였습니다. 
인텐시브 수업이 있는 수요일에는, 이 수업 외에도 학교에서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참석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4월에는 아비뇽 견학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그 밖에, 5월 말에는 ‘Partage ta culture'라는 큰 행사가 있습니다. 하반기 연수에 참가 하실 분들은 아마 수업 후반부가 될 것입니다. 이때, 학교의 한 홀에서 각 나라의 학생들이 자기 나라의 문화를 소개하게 됩니다. 한국의 문화를 외국친구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평소에 접하기 힘든 다른 나라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저희는 김밥, 비빔밥, 불고기 등의 한국 요리와 공기 등의 한국 전통 놀이, 그리고 한글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었습니다. 
-어학원 사무실에 문의하면 프랑스 가정과 학생을 연계해 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신청을 하고 기다리면 소개받은 가정에 초대 받아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프랑스 일반 가정을 체험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어학원선생님이 아닌 프랑스인과 장시간 대화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초대받아 그 집을 찾아갈 때 간단한 선물을 준비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 

<기숙사> 
제가 묶었던 기숙사는 Maison des Etudiants St. Bernard 였습니다. 프랑스 식으로 세어서 5층 건물이며, 작은 엘리베이터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행합니다. 기숙사 현관을 출입할 때는 항상 전자열쇠로 문을 열어야 하며, 이번 여름부터 규칙이 바뀌어서 오후 9시 이후에는 벨을 눌러 사무실직원이 직접 문을 열어주어야 출입할 수 있습니다. 외부인 출입을 규제하려 강화한 규칙입니다. 
기숙사 시설로는 
①방- 10제곱미터의 넓이로 책상, 의자, 싱글침대, 냉장고, 전자렌지, 전기렌지, 싱크대, 장롱, 수납장 등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난방은 잘 되는 편이라 겨울에 춥지는 않았습니다. 
②샤워실, 화장실- 샤워실 세칸, 화장실 세칸으로 이루어진 공간이 각층에 2개씩 있습니다. 남녀공용이며 매일 아침 기숙사측에서 청소를 해줍니다. 
③거실- 공중파채널이 나오는 작은 텔레비전, 쇼파, 테이블, 컴퓨터 등이 있습니다. 
④식당- 외국친구들을 대접할 때 매우 유용합니다. 여러 명이 동시에 요리할 수 있고, 방에서는 냄비하나만 요리할 수 있기 때문에, 다소 번거로운 음식을 하기에 알맞습니다. 
⑤그밖에 세탁실, 탁구실, 음악실, 텔레비전실, 컴퓨터실, 공부할 수 있는 방 두 개, 도서관 등이 있습니다. 

<리옹에서의 생활> 
도착하자마자 유의해야 할 점은 모든 가게들이 오후7시면 문을 닫는다는 것입니다. 대신 기숙사에서 10분정도 saone강을 거슬러가는 방향으로 가다보면 성당이 보이고 그 옆에 작은 구멍가게가 있습니다. 이 가게는 보통 오후 11시까지 영업을 하며, 일요일에도 문을 여는 대신 가격이 일반 슈퍼보다 많이 비쌉니다. 그래서 저는 부득이한 경우에만 이 가게를 이용하였습니다. 기숙사에서 가장 가까운, 기차와 지하철, 그리고 트람을 탈 수 있는 Perrache역 주변에는 March&eacute; U라는 슈퍼마켓이 있습니다. 비교적 싼 가격에 식료품을 살 수 있어 많이들 이용하는 곳입니다. 또한, Perrache역에서 트람T1을 타고 Part-dieu역으로 가면, 까르푸와 코엑스 비슷한 쇼핑센터가 있습니다. 그 밖에 트람T2를 타고 ‘porte des Alpes’로 나가면 이불, 그릇 등을 싸게 살 수 있는 IKEA라는 매장과 그 밖의 대형 할인 매장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날씨 좋은 휴일에는 자전거를 타고 공원에 가보는 것도 좋습니다. 리옹에는 velo'v(벨로브)라 불리우는 공공자전거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프랑스 은행에서 발급받은 카드로 1유로를 지불하고 카드를 사면 일주일동안 이용할 수 있습니다. 리옹에서 가장 큰 공원인 T&ecirc;te d'or 공원은 가운데 큰 호수가 있어 배를 탈 수도 있고, 동물원도 함께 있는 굉장히 큰 공원입니다. 주말엔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공원에 나와 일광욕을 즐깁니다. 그 속에서 여유롭게 휴일을 즐기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tip, 
유럽의 이상기온으로 정규수업이 종강하는 6월초까지 온도가 큰 폭으로 오르락내리락 했었습니다. 심지어 종강 때는 학생들이 겨울 외투를 입고 학교를 가야만 할 정도로 날씨가 추웠었습니다. 또한, 이번 여름엔 폭염으로 리옹의 경우 약 40도까지 온도가 올라갈 정도로 더웠었습니다. 겨울이 아닐 땐 기숙사에서 난방을 잘 해주지 않으므로 전기담요를 준비해 가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저는 개인 사정으로 8월에도 리옹에 있었는데, 폭염 후에 온도가 급속히 떨어져 한여름에 전기담요를 틀고 생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기숙사 샤워실이 공용이라 욕실슬리퍼가 꼭 필요합니다. 저는 미처 준비를 못해왔다가 결국 리옹에서 구하지 못하고 집에 연락하여 소포로 받아서 썼습니다. 무게가 많이 나가지 않으니 미리 준비하여 가지고 가세요 :) 

이상 저의 리옹 생활이었습니다. 리옹은 서울이나 파리만큼 크지도 않고 프랑스 제 2의 도시라고는 하나, 많이 여유로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Sa&ocirc;ne강을 따라 등교하면서 볼 수 있는 예쁜 풍경, 빛의 도시다운 멋진 야경, 리옹의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푸르비에르 성당, 유러피안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리옹 구시가지(Vieux Lyon)등 알면 알수록 예쁘고 아름다운 것이 넘치는 매력 있는 곳이었습니다. 
우리의 뒤를 이어 리옹으로 연수 가게 되실 학우 여러분에게도 리옹에서의 생활이 많은 것을 보고, 얻고,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