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006년 1학기 프랑스 파리에서 공부를 했던 04학번 조아라입니다. 외국에 체류중이라 다른 학생들보다 좀 늦게 올리는데요^^;; 
우선 생각나는 것만 주욱 적어보았는데 추가적으로 계속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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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학교 생활 (Sorbonne PARIS 4) 
처음 수업이 있다는 곳을 알았을때 사실 조금 놀랐었습니다. 제가 알던 소르본느는 빠리 몽생미셸에 있는 그, 관광명소로도 유명한 그 건물뿐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소르본느는 빠리내에서 한 7군데에 나누어져서 있더군요. 
결국 행정적인 처리들만 몽생미셸 소르본느에서 하고 실질적인 수업들은 빠리 17구 (아니면 16구) 근처에 있는 Malsherbe 소르본느에서 했었습니다. 주로3, 4학년 즉 고학년이나 석박사 과정에 있는 분들이 생미셸에 있는 소르본느에서 공부하고, 1,2 학년 불어과와 불문과의 수업은 그곳에서 이뤄진다고 하더군요. 우선 처음 갔을때부터 행정적인 처리과정때문에 살짝 헤맸었습니다. 한국과는 학사일정시스템들이 많이 달랐어서 약간 혼란 스러웠다고나 할까요. 우선 그곳의 수업은 한과목당 약 7, 8학점씩 합니다. CM 이라고 하는 대규모 강의, 즉 그 과목신청을 한 모든 학생들, 200명정도 모여서 듣는 주강의가 있고 (일주일에 2시간) TD라고 하는 (travaux diriges) 분반공부수업이 있습니다. 이 또한 2~3시간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주강의는 시간표가 정해져 있지만 분반 공부수업은 여러시간대중에서 자신의 시간표에 맞는 시간대를 선택해서 수강신청하시면 됩니다. 제가 들었던 수업은 우선 어학과목으로 Grammar& Linguistique 와 문학과목으로 Litterature Comparee 를 들었습니다. 두 과목다 대외협력 사무실에서 추천받은, 유명하신 교수님들께서 하시는과목들이었습니다. (M. Brunel) 그러나 교환학생이라면 누구나 그러할듯한 언어적 한계로 인하여 이해하는데에는 상당히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수강신청할때 헤맸던지라 처음부터 수업을 못들은것도 굉장한 데미지였던것 같습니다. 사실 강의에 쓰이는 교과서가 있다는 것도 한참뒤에나 알았습니다. ^^;; 그렇지만 어학원수업과는 달리 원어민 학생들과 어울릴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었습니다. 도움을 요청하면 선뜻 나서서 도와주는 그곳 학생들을 통해 많은 좋은 경험들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분반공부선생님들도 저와 같이 있었던 정은이의 애로사항을 이해해주시며 수업시간에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적절한 참여를 유도하시기도 하셨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제대로 흐름을 타지 못한게 너무 아쉬움이 남지만 그곳 학생들이 듣는 전공과목의 수준과 내용들을 알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어학원수업은 정규수업에 비해 비교적 부담이 덜하고 재미도 있었습니다. 어학원은 생미셸쪽 Pantheon 옆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각국에서 온, 불어를 배우고자 하는 외국인들이 모여 수준별 반을 나누고 매일 일정한 시간동안 수업을 했습니다. 운 좋게 과제를 많이 내주시는 선생님(?)의 반이 되어서 힘들기도 힘들었지만 마지막에 끝났을때에는 성취감과 만족감이 배가 되었었던 것 같습니다. 그곳에서 배우는 것은 주로 문법이었습니다. 시제를 중점적으로 한 문법, 다양한 어휘공부와 프랑스 사회공부, 문학공부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일주일에 한번씩은 받아쓰기와 발표수업을 했었습니다. 발표수업도 한명씩 돌아가면서 자유주제로 20분간 하는 것이었는데 처음에 많이 부담스러웠지만 서로 관심있어하는 분야에서, 불어는 못하지만 서로 서로의 생각을 말로 표현해보는 기회를 갖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문학작품은 주로 유명한 프랑스 작가의 작품들을 조금씩 읽어보면서 토론을 하는 것이었는데, 어렵게만 느껴지던 문학들을 쉽게 불어로 풀어주면서 같이 얘기를 하는 것이 매우 유익했고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지금 생각나는 것들은 적과흑, 미라보다리, 잃어버린시간을 찾아서, 장발장, 고도를 기다리며 등이 있네요^^) 한 2주일에 한번씩은 작문을 했는데 사실 좀 부담스러운 과제였지만 생각을 정리해서 조리있게 불어로 표현해보는 좋은 시간이였습니다. 격주로 발음 수업도 있었습니다. 외국인들이 어려워하는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철저한 발음교정을 유도하는 수업이었습니다. 언어학적으로 불어와 더 가까워질수있는 시간이였던것 같습니다. 마지막 최종시험때에는 필기시험과 구두시험, 발음시험이 있는데 특히 이중 구두시험은 수업시간에 했던 문학작품에 대해서 면접관과 얘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굉장히 디테일하게 질문하더군요. 프랑스사람들이 프랑스 문학에 대해 갖고 있는 자부심과 문학을 굉장히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6월에 한달코스 어학원수업도 같은 방식이었지만 짧은시간이였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발표수업, 문학읽기, 발음수업은 다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2. 파리 
흔히 말하듯 파리는 예술의 도시입니다. 거리 곳곳마다 놓치기 아까운 풍경들이 있습니다. 저와 정은이는 날씨가 풀린 부활절 바캉스 이후에는 Carte Orange를 사지 않고 주로 모든 곳에 다 걸어다녔습니다. 생각보다 빠리가 큰 도시가 아니였기때문에 한두시간정도 걷다보면 운동도 될뿐만 아니라 진정한 빠리의 매력을 흠뻑 느낄수 있었습니다. 처음 도착했었을때에는 서울에 비해 한적하고 도시같은 느낌이 별로 없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도시만이 갖고있는 느낌들은 시간이 지나도 잊을 수 없을것 같습니다. 프랑스사람들의 성격도 시니컬한 면이 없지 않아 있어서 처음에는 많이 당황스러웠지만 빠리를 좋아하다보면 그런 민족적인 성격조차도 프랑스의 또 다른 매력으로 느끼게 되는 것같습니다. 매월 첫째주 일요일에는 공립박물관 무료입장으로 오르세나 뽕삐두등을 둘러보기도 했습니다. 빠리에 계시는 불문과 선배님들 덕에도 좋은시간들을 많이 보낼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포도주도 맘껏 마셔보고^^;;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피크닉을 하기도 했습니다. 에펠탑 앞에서 선배님들과 풀밭에 앉아서 저녁늦게까지 이런저런 얘기했던 것도 좋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프랑스 특유의 빵집과 카페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었습니다. 빠리지엔 특유의 여유로움이 너무 멋있었고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습니다. 

3. 바캉스 
4월 2-3째주는 부활절 바캉스였습니다. 원래는 여행계획이 없었지만 즉석으로 정은이와 여행계획을 세워서 떠났습니다. 각자 평소에 가고싶었던곳으로 계획했기 때문에 혼자 여행을 했는데, 우선 혼자 여행다니는 것이 처음이기도 했지만 정말 제 인생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최고의 바캉스를 보낸것 같습니다. 13일 가량의 길다면 긴 유럽여행이었는데 저는 주로 각국의 주요도시보다는 교외를 여행했습니다. 대도시에서 느낄수 있는 역사적 문화재는 아니었지만 유럽교외 특유의 소박함과 평화로움은 제가 평소에 영화나 책을 통해 접하면서 상상해왔던것 이상이었습니다. 아쉬운것이 있다면 너무 갑작스레 가기로 결정을 내린지라 경황이 많이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혹시나 후배님들중에 연수 가실일이 있으실때는 장기적인 체류계획(+바캉스계획)을 세우시면 더욱 알차게 보내실수 있을것 같네요^^ 

4. 기숙사 
저희는 빠리 남쪽에 위치한 씨떼 기숙사에서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방이 넓기로 소문난 영국관.^^; 정말 1인실인데도 불구하고 열댓명을 들어갈정도의 큰방이었습니다. 방안에 화장실 샤워실 세면대 모두 갖춰져 있었고 옷장, 냉장고, 책상2개, 침대, 스탠드, 책꽂이 . 필요한건 다 있었습니다. 덕분에 힘든점이나 부족한점 없이 잘 지낼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일주일에 두번씩 정기적으로 아주머니께서 방안에 있는 쓰레기통을 비워주시고, 2주에 한번씩 방 물청소를 해주셨기 때문에 정말 호텔에 있는것 같이 편안히 지냈습니다. 빨래는 기숙사 지하에 있는 빨래방에서 편리하게 할수 있었고, 음식은 각층마다 2개씩 있는 부엌에서 했습니다. 보안시설도 철저했기 때문에 도난의 위험은 절대 없었습니다. 건물에 들어갈때 카드키를 대야했고 방문 들어갈때도 물론 카드키를 대는 시스템이었는데, 문 닫치는 것은 자동이었습니다. 부엌을 갈때도 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잠겼지요. 
기숙사에 계셨던 사관선생님(?)과 실장님(?) 항상 문앞에 계시던 guardian 아저씨들께서 굉장히 살갑게 대해주셔서 몸이 아플때 많이 도와주셨고, 청소해주신 아줌마도 항상 안부 물어주시고 얘기 많이 해주셔서 잊지 못할것 같습니다. 
씨떼는 워낙에 국제기숙사촌이기 때문에 중간중간 행사가 굉장히 많이 있었습니다. 영국관내에서도 굉장히 파티가 많았는데 주말마다 영국관 정원에서 브런치가 있어서 항상 사람들이 모여서 바베큐를 해먹으며 친목을 다졌고 그밖에도 홀에서 악기 연주회를 한다던지, 재즈콘서트를 한다던지 다양한 문화생활도 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중 하나는 각국에서 온 학생들로 하여금 그나라음식을 만들어 와서 다같이 홀에서 나눠 먹는 행사였는데 저랑 정은이도 나름 열심히 만들어서 외국인들에게 대접했었습니다. 공교롭게 일본 친구들과 똑같은 메뉴 (김 주먹밥?)였는데 저희가 만든것만 동나는 바람에 굉장히 쾌재를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외국인 친구를 사귈때 쉬운 방법중에 하나가 한국음식을 대접하는 방법인것 같습니다. 먹으면서 다른사람들과 얘기도 하고 서로 다른 국적의 문화도 공유하고 즐거운 추억이었습니다. 



혹시 파리로 어학연수를 계획하고 계신 후배님들 궁금하신거 있으면 메일로 보내주세요. 아는 선에서 최대한 도움이 많이 되드리고 싶습니다.^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