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문과 04학번 심양자입니다. 저는 지난 학기 불문과 해외연수 프로그램으로 리용lyon에서 공부하고 왔습니다.6개월동안의 프랑스에서의생활을 말씀드릴께요. 
1.프랑스로 떠나기 전. 
제 경우엔 처음 외국에 나가게 된거라 여권 만드는 일부터 이런 저런 신경쓸게 한 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비자 발급을 위해서 프랑스 대사관에 간것도 몇번이었지는 셀 수도 없네요^^; 나름 꼼꼼이 챙겨서 갔는데도 뭔가가 부족해서 다시 가야하는 일이 여러번 있었어요. 서류나 비자 같은 일을 처리할땐 시간을 넉넉히 잡고 미리미리 처리해 가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서류 이외에는 프랑스에 가기전 챙겨가면 좋은것들을 몇가지 말씀드릴께요. 불한 사전은 프랑스에서 구하기 힘드시니까 준비해 가는게 좋구요, 학용품, 그러니까 펜, 노트, 포스트잇, 풀, 스카치 테이프 이런거 준비해 가시는게 좋을꺼예요. 음식이나생필품 같은 경우엔 까르푸같은 대형마트에서 저렴하게 살 수 있었는데 학용품은 정말 비쌉니다. 그리고 예쁜 편지지도 별로 없어요;; 그런것들 준비하시는게 좋구요. 
결국엔 못하고 급하게 한국에 들어왔지만 원래 방학수업까지 끝나고 나서 리용에서 조금떨어져 있는 POET CELARD라는 곳에서 열리는 워크캠프에 참여를 하기로 했었습니다. 프로그램중에서 자신의 나라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뭔가 막중한 책임감 같은게 들었습니다. 물론 예전에 비해서는 아주 좋아졌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라는걸 프랑스에서 생활하면서 많이 깨달았고, 많은 외국인들 친구들에게 우리나라를 정말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현지에서 구하기에 보여주고싶은 자료가 부족해서 너무 속상했고, 우리 나라의 멋진 모습을 보여 줄수 있는 사진이나, 물건 같은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챙겨올껄 하는 후회가 많이 들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방학때면 여기 저기서 큰 규모든 작은 규모든 국제 워크캠프가 다양하게 열립니다. 떠나시기 전에 어떤 프로그램들이 있고, 어떤 프로그램이 자기와 맞는지 잘 따져서 가신 김에 이러한 활동도 해 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2.프랑스에서 
1)학교 
저는 오전에 수업을 들었습니다. 첫수업을 잊을 수가 없네요. 제 왼쪽에는 한국인이 있었고 제 오른쪽에는 콜롬비아 여자가 있었는데 처음 만나서 어색하게 그리고 서툴게 인사를 나눴습니다. 열심히 불어를 해야겠다는 의지를 내세워 콜롬비아인인 친구에게 이런 저런 말을 건넸는데, 그럴때마다 그 친구의 표정이'제가 대체 뭐라는거야'였습니다. 그러면서 유창하게 말을 막 쏟아놓는거예요.곧 그 친구의 유창한듯한 말은 그 친구의 모국어인 스페인어에 가까운 말이라는게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그때 전 이 친구가 프랑스어를 정말 잘하는 줄알고 심하게 주눅이 들었었죠. 
프랑스어 교육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자명한 사실. 동양사람들은 읽고 쓰는 것과 문법이 말하고 듣는것에 비해 강하고 서양계 사람들은 그 반대로 말하고 듣는것에 강하다는것입니다. 그건 우리말보다 조금은 더 비슷한게 사실이기도 하죠?실제로 스페인어 같은 경우엔 프랑스어처럼 관사가 있어서 우리의 취약점인 관사를 처음부터 극복하고 있다는 장점도 있구요, 발음이 얼핏 비슷한 단어도 많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서양계 사람들이 우리보다 말을 더 잘 하는건 겁내지 않고 계속 말한다는 점이라는걸 깨달았습니다.수업시간에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중간중간 토를 달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느릿느릿 서툴러도 끝까지 말하고 말던 콜롬비아 친구 마틴과 싱글싱글 웃으면서 한시라도 말을 안하고는 못 있던 미국인 친구도 생각나네요. 
저는 외국어를 3가지 배워봤는데요(잘한다는 게 아니고 배워봤다는겁니다.) 
이번에 프랑스에서 수업을 들어면서 느낀건 영어도 이런 식으로 배웠다면 지금보다 훨씬 잘할지도 모르겠다는 겁니다. 그 정도로 수업방식이나 체계가 정말 잘 잡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발음 수업은 원어민의 분석과 그에 따라 원어민 선생님이 내는 발음을 통해 애매하게 알고서 대충 내버리던 발음을 시원하게 교정받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어떤 상황에 대해 친구와 dialogue를 만들고 발표하는 것을 통해서는 작문실력에도 도움이 되었고 무엇보다 선생님의 지적을 통해서 우리가 잘못 사용하던 표현을 수정받고 현지에서의 살아있는 표현들을 배우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2)기숙사 생활 
Maison des Etudiants이라고 하는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 했습니다.진영이가 얘기했던것 처럼 저 역시 남여 공동으로 사용하는 화장실과 샤워장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요, 전혀 불편한점 없었습니다. 제 방에 있는 창문은 작은 정원을 향해서 있었는데요 별장같다며 친구들의 부러움을 받곤 했었답니다. 제가 기숙사에서 좋아했던 장소는 음악실salle de musique,공부방salle de travaille,그리고 salle de television이었습니다. 음악실에는 피아노가 있는데 거기서 피아노도 치고 sebastien이라는 친구랑 기타치고 피아노치면서 놀던 생각도 나네요. 그리고 티비방에서 같이 티비보던 스페인 친구가 80번에서 프랑스 말을 하고 나면 천천히 한번 따라 읽고 자막까지 보여준다며 공부에 도움이 될꺼라고 알려주었던 생각도 나구요, 월드컵때 거기 다 모여서 한국 축구를 응원하던 생각도 나요.지하에 있는 주방salle de cuisine에서 다른 나라 친구들이랑 모여서 자기 나라 음식을 만들어서 나눠 먹기도 하구요. 비빔밥, 파전, 정말 인기 많았어요. 
3)여가 생활 
저 역시 다른 친구들 처럼 주말과 봄 바캉스를 통해서 여행을 많이 했습니다.정말 어딜 가나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구요, 여행을 위해서 기차표를 예매하고, 기차역에서 길을 묻는것, 여행을 간 곳에서 만난 낯선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는것 모든게 너무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니스 Nice에서는 샤갈 박물관에 가는 길을 물었던게 인연이 되서 친절하게도 아주머니께서 차로 직접 샤걸 발물관까지 데려다 주시고, 가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기 했습니다. 긴 휴가인 봄바캉스때 저는 가까운 이탈리아에서 여행을 했는데요, 이번 기회에 인접한 나라(스위스 이탈리아 스페인)도 여행하면서 좋은 경험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학교 생활이 반나절이면 끝나다 보니 오후에 뭔가 꾸준히 할 수있는 활동이 하고 싶었고 원래 관심이 있었던 데다 일본인 친구의 소개로 저는 발레 학원에 등록을 했었습니다.7월에 학원이 한달동안의 바캉스에 들어가는 바람에 몇 달 다니지 못했지만 그 것 역시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발레수강료가 비싸서 취미로 배우기엔 엄두를 못냈었는데요, 비교적 저렴하게 정말 좋은 교수님에게서 수업을 받았었습니다. 발레를 마치고는 집에 가는 방향이 같았던 프랑스인 친구와 집에 같이 오면서 얘기도 하고 옷 구경도 하구요. 

이상 제 프랑스에서의 생활을 마치구요, 궁금한 것 있으신 분은 메일 주세요. 
제 방 책상이랑 책상앞 창문을 찍은 사진이 마침 있어서 같이 올려봅니다.^^